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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개도국에 ‘한국형 주택금융제도’ 전파 나선다

입력 | 2019-12-18 03:00:00

시행사 도산 등 선분양 폐해 시름… 베트남-카자흐에 진출 본격화
선진국과 도시재생 공동연구 활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도시 재생에 대한 다양한 금융기법을 연구하기 위해 2015년 10월부터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와 관련 공동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 6월 진행된 공동연구 최종 보고회 사진.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이재광 사장. 주택도시보증공사 제공


국내 유일의 주택 보증 전담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세계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주택 건설을 위한 한국형 금융제도를 전파함으로써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도시 또는 주택 건설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HUG는 최근 주택과 도시재생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연구역량을 강화할 목적으로 국제교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우선 타깃지역은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개발도상국이다. 베트남은 선분양 제도를 운영하면서 시행사 도산으로 장기간 사업장이 방치되는 사례가 빈발하며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던 중이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 파산 등으로 선분양의 문제점이 대두되며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등도 한국의 주택보증 제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HUG는 그동안 발전시켜온 주택금융제도를 이들 국가에 전파하며 새로운 가치 창출 기회도 엿보고 있다.

HUG는 한국형 도시재생 금융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유럽 등의 유수 기관들과 활발한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다. 2015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미국의 ‘우드로윌슨센터(WWC)’와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올해 1월에는 유럽 도시재생과 관련된 금융프로그램을 관할하며 50년 이상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투자은행(EIB)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11월에는 미국의 도시연구소(Urban Institute)와 주택 정책·금융 분야 상호 교류 및 협력을 위한 MOU도 맺었다. 이재광 사장은 “앞으로도 해외 기관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선진적인 우수 개발사례와 금융기법을 학습하고, 시스템을 단순히 도입하기보다는 국내 도시재생 사업의 실정에 맞게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한국형 도시재생 뉴딜 금융 프로그램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HUG는 1993년 주택사업공제조합으로 최초 설립된 뒤 1999년 6월 대한주택보증㈜으로 전환됐다가 2015년 주택도시기금의 관리·운용업무를 맡으면서 그해 7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됐다. 이후 국내 건설업체들의 주택분양 보증업무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올해 9월 말 기준(누적) 약 1454만 채, 1456조 원어치의 보증업무를 수행하면서 분양계약자의 재산권 보호에 기여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