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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국립오페라, 150년 역사상 최초 여성 작곡가 작품 초연 ‘화제’

입력 | 2019-12-09 17:26:00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 8일 첫 공연
DPA 통신 "간간이 야유가 나왔으나 성공적"
일본 디자이너 가와쿠보 레이가 의상 맡아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가 150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작곡가의 작품을 무대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BBC,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여성 작곡가 올가 노이비르트의 작품 ‘올랜도’가 8일(현지시간) 빈에서 초연됐다. 이 작품은 버지니아 울프의 1928년도 작품 ‘올랜도’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엘리자베스 1세 때 영국에서 남자로 태어나 나중에는 여성으로 산 주인공 올랜도의 삶을 그리고 있다. 올랜도 역은 미국 메조소프라노 가수 케이트 린지가 맡았다.

DPA통신은 첫공연에서 간간이 야유가 나오기는 했지만, 공연이 끝나 커튼이 내려졌을 때 환호가 터져나왔다고 전했다.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특히 주연을 맡은 린지에게 큰 박수가 쏟아졌고, 전위적인 작품을 잘 소화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도 박수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노이비르트가 “오스트리아 음악계의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로 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올랜도’에서도 전자기타와 오르간 등 다양한 악기를 혼합하는 시도를 했다고 지적했다.

노이비르트는 10대 때 울프의 ‘올랜도’를 처음 읽었을 때부터 자웅동체와 성의 정형화에 대한 거부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오페라는 특히 남성 위주로 구성된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들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노이비르트는 빈 국립오페라가 최초로 공연하는 여성 작곡가 작품의 주인공이 된데 대해 “다소 얼떨떨하다”면서도 “150년은 오랜 시간이지만 나는 항상 ‘너무 늦는 것은 없다’고 말해 왔다. 마침내 시작된 것이 중요하다. 이번이 처음이라면 2번째, 3번째로 이어질 수 있다. 새로 시작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오페라의 의상도 화제다. 일본의 세계적인 패션브랜드 꼼 데 가르송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가와쿠보 레이가 의상을 맡아 화려한 색감과 자유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가와쿠보가 오페라 의상을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