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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 女대통령’ 기대 키웠던 해리스, 2020년 대선 도전 접는다

입력 | 2019-12-04 10:15:00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려던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중도하차를 선언했다.

3일(현지시간) 해리스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모든 각도에서 이것저것 살펴본 끝에 지난 며칠간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결정을 내렸다”면서 “내 대통령 선거대책본부에는 캠페인을 지속할 만한 재원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억만장자가 아니며 내 선거운동에 스스로 자금을 댈 수 없다”면서 “선거운동이 진행되면서 (다른 후보자들과) 경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일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해리스 의원은 지난 7월 1차 민주당 경선주자 TV 토론회 당시 유력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주목을 끌었던 인물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해리스 의원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16.2%로 당내 2위까지 치고 올랐으나, 줄곧 하락세를 보여 현재 지지율은 3.4%에 그친다. 특히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다시 경선에 합류하며 당내 지지율 순위가 6위까지 주저앉았다.

해리스 의원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강하게 주장하며 백악관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중도하차 소식을 접한 뒤 트위터에서 “참 안됐다. 우리는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이에 해리스 의원은 “대통령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재판에서 뵙겠다”고 응수했다. 이는 하원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상원의 탄핵재판에서 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해리스 의원이 유색인종 여성이라는 정체성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흑인 여성 상원의원이라는 기록은 썼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긴 아직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해리스 의원의 경선 포기는 미국 사회에 아직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만연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말 치러지는 민주당 경선주자 토론회가 ‘백인 일색’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피터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최근 합류한 블룸버그 전 시장까지 민주당의 선두권 주자들은 모두 백인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