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국제고 학비 일반고의 3배 민사고 연 2840만원, 일반고는 280만원 고소득층 사교육↑ 후 자사·특목고 보내
6년 뒤인 2025년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국제고가 가계소득에 따라 초등·중학교 때 사교육을 받아 고교입시와 대학입시를 거쳐 사회에 진출하면서 계층 간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교육부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고등학교 유형에 따라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학비가 일반고 대비 평균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금과 수업료·학교운영지원비 등 등록금과 교과서비·기숙사비·급식비 등 수익자부담금을 합친 ‘학부모 부담금’을 살펴보면 일반고 학부모 부담금은 연간 280만원 수준이다.
학비 상위 10개교를 꼽아보면 ▲민사고 2840만원 ▲청심국제고 2400만원 ▲경기외고 1730만원 ▲하나고 1520만원 ▲명덕외고 1390만원 ▲김포외고 1330만원 ▲용인외대부고 1290만원 ▲대일외고 1240만원 ▲인천하늘고 1220만원 ▲한영외고 1200만원 순이다.
이 같은 학비를 감당해야 하다보니 소득수준이 높은 가구일수록 특목고와 자사고 등에 자녀를 진학시키고, 그렇지 않은 경우 일반고에 진학하는 현상이 고착화됐다.
지난 2015년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발표한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 방향’ 중 서울지역 고1 학생의 학교 유형별 가구소득 분포도를 살펴보면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가구는 자율고와 특목고에 진학시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특목고의 경우 가계 경제수준이 월 500만원 이상인 경우가 절반 이상(50.4%)이며, 350만원 이하 소득 가구는 19.7%였다. 자율고는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이 41.9%로 특목고보다 비중이 적었다. 다음으로 ▲351만~500만원 27.7% ▲201만~350만원 14.2% ▲200만원 이하가 16.3%로 나타났다.
특성화고는 특목고와 정반대로 82.1%가 소득 350만원 이하 가구다. 200만원 이하가 57%, 201만~350만원 소득의 가구가 25.1%였다. 소득 351만원 이상 가구 비중은 총 17.8%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500만원 이상 가구는 4.8%였다.
고입 단계부터 사교육비도 차이를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고교유형에 따라 중학교 시절 사교육 참여율은 과학고·외고·국제고-자율고-일반고 순서로 나타났다.
일반고의 경우 69.5%로 전체 평균(69.6%) 수준이었지만 자율고(자사고·자율형공립고)는 78.8%였으며 과학고와 외고·국제고는 89.8%에 달했다. 10명 중 1명은 사교육을 받아야만 상위 고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평균 사교육비 액수도 같은 순서로 나타났다. 과학고·외고·국제고에 진학하기 위해 중학교 때 사교육을 받은 학생은 월 49만3000원, 자율고 42만5000원, 일반고 29만6000원을 썼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일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괄전환 방안을 발표하며 “ 비싼 학비와 교육비가 소소요돼 일반고는 2류로 밀려나고,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 커지면서 학부모 등 위화감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대학입시단계에서 일부 학교에 유리하게 돼있고, 학종 일부 고교 정보가 불공정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의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일괄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