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일장기에 그려진 ‘진관사 태극기’가 일반 공개됐다.
동국대학교 박물관이 연 ‘근대 불교의 수호자들’ 특별전에 선보인다.
박물관 측은 “10년 전 진관사 칠성각에서 발견되고, 2009년 등록문화재 지정 이후 진관사 태극기가 밖으로 나온 첫 전시”라며 “그 동안 진관사 태극기는 보존을 위해 진관사 밖으로 내오지 않았으나,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이번 전시에 나왔다”고 밝혔다.
가로 89㎝, 세로 70㎝ 크기의 면에 제작된 이 태극기에는 4괘와 태극 문양이 있다. 1919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태극 문양에서 붉은 색 동그라미 안에 음 부분은 먹물로 추정되는 흑색 안료로 그려졌다. 이에 일장기 위에 덧칠해 3·1운동 당시에 사용했을 것을 가능성이 있다. 건괘 쪽 모서리는 삭았고 가운데에는 구멍들도 나 있다.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5월 진관사 칠성각의 해체·복원 작업 과정에서 ’독립신문‘ ’신대한‘ ’조선독립신문‘ ’자유신종보‘ ’경고문‘ 등과 발굴됐다. 택극기에 싸인 채 발견된 신문과 문건에는 3·1운동 이후의 상황을 알리는 기사, 태극기 관련 기사, 자료가 실려 있다. 사찰에 이 유물들을 숨긴 사람은 알 수 없으나, 진관사는 사찰과 관련 있는 승려이자 독립운동가 백초월(1878~1944)이 이 유물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졌다.
일제강점기 진관사에서 수행했던 승려 백초월은 임시정부와 연락하면서 한용운, 백용성 등 불교계 독립운동가의 활동을 지원했다. 1919년 3·1운동 당시 한용운과 백용성이 체포되자, 백초월은 그들의 뒤를 이어 대한승려연합회 선언서를 발표하고 의용승군제를 추진했다.
태극기가 발견된 진관사는 서울시 은평구 진관외동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직항사찰이다. 1011년 창건된 진관사는 조선 시대에 수도를 서울로 옮기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한편 이 전시에는 보물 제569호 안중근 의사 유묵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과 한용운의 친필 ’磨杵絶葦‘와 염주도 공개된다.
전시 기간 중 특별전 개관 시간은 1시간 연장돼 오전 10시부터 오후 5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