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아버지로 인정해달라는 요구 기각 "한 사람의 성별과 부모로서의 지위는 달라"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바꾼 영국인이 직접 낳은 아이의 법적 아버지로 인정받기 위해 법원에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25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프레디 매코널(32)은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최근 몇 년간 남성으로 살아왔다. 그는 생물학적으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었고, 법적으로 남성이 되었을 때 출산을 한 상태였다.
매코널은 법적서류에 아이의 아버지 또는 부모로 등록되길 원했다. 하지만 영국 가정고등법원은 이를 불허했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한 사람의 성별과 부모로서의 지위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며 “어머니가 되는 것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신체적, 생물학적 과정을 겪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지위다. 현재는 법률상 남자로 인정되는 개인이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는 것이 의학적으로나 법적으로도 가능한 일이 되었다. 그 사람의 성별이 ‘남성’인 반면 출산에 있어서, 그들의 생물학적 역할에서 비록되는 부모의 지위는 ‘어머니’다”라고 설명했다.
매코널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법원이 현재의 판결을 유지한다면 나는 이것이 나뿐만 아니라 부모이거나 부모가 되고 싶어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 지 정말로 걱정된다”라며 “이는 비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가진 이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전통적인 형태의 가족구성만이 제대로 된 것이라는 인식하는 관점을 지지하는 것이다. 너무 불공평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매코널은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할지 여부를 고려 중이다.
그는 2013년부터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요법을 시작했으며, 흉부 재형수술을 받았다. 여성 생식 체계는 유지했다. 2016년 매코널은 출산에 대한 조언을 구한 뒤 호르몬 치료를 중단했고, 2017년 정자 기증자를 이용해 임신했다. 올해 그의 임신·출산 이야기가 담긴 89분 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씨호스(Seahorse)’가 개봉하기도 했다.
매코널의 변호사인 카렌 홀든은 판결 후 “영국에선 출생증명서의 성별을 바꿀 권리가 있는데 왜 아이의 출생증명서에 대해서는 변경이 불가한가”라고 반문하며 “현대사회로 갈 생각이 있다면 법원은 시작된 여정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