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지는가 했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갈등이 또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EU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보복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는 다음 주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EU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도록 허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관세 대상 목록에 따르면, 항공기와 관련 부품 및 와인과 위스키, 가죽 제품 등 약 80억달러(약 9조6000억원) 규모의 EU산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WTO의 결정은 오는 30일 나올 전망이다.
에어버스 보조금과 관련한 미국과 EU의 무역 분쟁은 미국이 지난 2004년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에 제소하면서 시작, 15년간 이어져 왔다. 이후 WTO는 지난 9월 EU가 1968년부터 2006년까지 에어버스에 18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미국이 EU에 관세를 부과할 권리를 부여했다.
EU도 미국이 보잉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에 제소한 상태다. WTO는 앞서 미국처럼 EU에도 관세 부과를 허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정은 내년 상반기나 되어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EU의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었다. EU도 미국산 청바지와 오토바이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맞섰다. 아울러 미국은 자동차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 이번 관세까지 부과될 경우 대서양을 사이에 둔 양측 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외교관계위원회(CFR) 에드워드 앨던 선임연구원은 “EU가 관세를 강행할 경우 보복관세 싸움을 저지하려는 WTO의 규정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