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특파원 시절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당시 싱크탱크 연구원)을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예상과 달리 상냥하고 친절해서 ‘충격’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 백악관에 입성한 그를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지요. 아니나 다를까 그 모난 성격을 이기지 못하고 물러났네요. 로버트 오브라이언 신임 보좌관은 어떤 사람일까요. 외교무대에서 뚜렷한 경력이 없는지라 미 언론은 ‘라이트웨이트(경량급) 오브라이언’이라고 별명을 붙였습니다.
△What describes Robert O‘brien is the word ’low.‘/워싱턴포스트 기사에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는 단어는 ’낮은‘이라고 하네요. 언론 기사들을 보면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가리켜 ’low-key‘ ’low-profile‘ ’low-drama‘ 등 표현을 씁니다. 공통적으로 ’low‘가 들어가죠. ’점잖은‘ ’차분한‘이라는 뜻입니다. 성격이나 업무처리 방식이 이렇다는 것이죠.
△Trump’s national security yes man is in for a bumpy road./뉴욕타임스는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트럼프 대통령의 ‘예스맨’이라고 별명을 붙였습니다. 예스맨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하네요. 트럼프 대통령이 벌려놓은 외교 갈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으니까요. 거리에 차들이 감속하도록 만들어놓은 턱을 ‘범프’라고 합니다. ‘Bumpy’라고 하면 ‘험난한’이라는 형용사가 됩니다. ‘Road’는 ‘도로’라는 뜻도 있지만 ‘미래’ ‘인생’이라는 은유적 의미로도 많이 쓰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전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