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을 폭로해 세계적 논란을 일으킨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6)이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미국 제헌절인 17일 전 세계에 발매될 저서 ‘영원한 기록’(Permanent Record) 출간을 앞두고 다시 한번 불법 정보수집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스노든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AI를 장착된 감시 카메라는 단순한 기록 장치가 아니다”라며 경찰이나 정보기관 등에서 AI가 활용되는 현실에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AI로 인해 24시간 보다 세밀하고 적확하게 정보가 수집되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과거보다 침해되기 더욱 쉬운 환경이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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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은 자신이 러시아에 망명한 이유에 대해 2013년 도주 당시 독일 폴란드 등 27개국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정부가 미국의 보복을 두려워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스노든은 2013년 6월 미국 NSA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한 후 미국 정부 감시를 피해 홍콩에 숨어들었다. 이후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길 원했지만 당시 미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러시아에서 머물며 거주권을 받는 등 사실상 망명한 상태다.
다만 스노든은 러시아 정부와의 결탁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나에게 협력을 제안했지만 거부했다”며 “협력했다면 궁궐에 살았겠지만 나는 지속해서 러시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은둔 기간 겪었던 죽음의 공포도 토로했다. 그는 “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정부가 손을 보려는 사람이었다”라며 “미국은 단지 내가 없어지길 바랬기 때문에 한동안 변장을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자유롭게 다닌다고 그는 밝혔다. 또 2년 전 모스크바에서 미국에서 사귀었던 애인 린지 밀스와 비밀리에 결혼했다고 스노든은 밝혔다.
스노든은 자신의 저서 ‘영원한 기록’에 대해 “이 책에는 지금까지 폭로되지 않은, 20개국에서 벌어진 국제적 음모를 담았다”고 밝혀 출간 후 또 한번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스노든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리는 중이다. 미국 정부는 스노든이 국가기밀 폭로죄 등으로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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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