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종근 회장 “우리 국민 건강 우리가 지킨다”…약업보국 위해 헌신
추도예배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집례로 이뤄졌으며 종근당 전직 임직원과 고촌재단 장학생 등 10명이 이종근 회장과 관련된 일화와 감사 인사를 전하는 회고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을 통해 오수웅 태전약품 회장은 지난 1960년대 항생제를 수입에 의존하던 시대에 종근당이 클로람페니콜 생산을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의 병을 고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종근 회장은 해외 출장 때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손수 엽서를 보내 후배들에게 선진문화를 소개하고 큰 꿈을 갖게 해줬다고 회고했다.
행사에서는 마지막 생전 모습과 음성이 복원된 이종근 회장 홀로그램이 깜짝 등장해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1919년 9월 9일 충남 당진시 고대면 성산리 작동마을에서 태어난 고촌 이종근 회장은 국민 건강을 국내 업체가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1941년 종근당을 창업했다. 1961년에는 97일 동안 이어진 해외시찰에서 국내 의약품 제조기술 현대화와 원료의약품 국산화의 시급함을 깨닫고 국내 최대 규모 합성공장과 발효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100% 수입에 의존하던 의약품 원료 국산화를 이뤄낸 것이다. 1968년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항생제 클로람페니콜을 일본과 미국 등에 수출해 한국 제약산업의 현대화와 국제화에 큰 업적을 남겼다. 이후 항결핵제 리팜피신을 국산화해 결핵퇴치에 기여했다.
故 이종근 종근당 회장
이종근 회장은 평소 겸손과 절제, 검소함을 생활 신조로 삼았다. 불우한 이웃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인재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1973년 사재를 출연해 장학사업을 위한 종근당 고촌재단을 설립했다. 1987년에는 종근당 고촌학원을 설립해 육영사업에도 헌신했다.
1986년에는 헌신적인 장학사업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2005년에는 결핵퇴치에 기여한 업적을 기려 종근당 고촌재단과 UN산하 결핵퇴치 국제협력사업단이 공동으로 국제적인 ‘고촌상(Kochon Prize)’을 제정한 바 있다. 또한 2010년 한국조폐공사는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한 고인의 업적을 기려 ‘한국의 인물 시리즈 메달’의 52번째 인물로 이종근 회장을 선정하고 기념메달을 발행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