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 설립 120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9.3/뉴스1 © News1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66)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얘기하면서 한국에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지휘자는 앞서 일왕이 왕세자이던 시절 그를 한국에 초대한 적 있었다고 전했다.
정 지휘자는 3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왕세자 시절 (나루히토 일왕을) 한국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면서 “인간으로서 초대한 것이다. 지금 다시 일왕과 합주하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지휘자는 “물론 왕족이나 유명한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영광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라며 “지위가 오르거나 유명해질수록 선량하고 순수하며 겸손한 인간으로 계속 살아가는 건 힘든 일인데, 일왕의 경우 이런 일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루히토 일왕의 왕세자 시절 함께 실내악 연주를 한 적 있다. 지난 2004년 7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 우호 특별 기념음악회 당시 정 지휘자는 피아노를, 일왕은 비올라를 연주했었다.
그는 그러면서 “일왕은 비올라 연주자다. 비올라는 오케스트라에 있어 관현 악기를 정리하는 역할을 하고 전체의 조화를 담당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악기”라며 “(일왕이) 정말 좋은 악기를 선택한 것 같다”고 했다.
정 지휘자는 현재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명예 음악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기사에서 정 지휘자를 일왕의 ‘악우’(樂友·음악을 통해 사귄 친구)이자 일본에도 팬이 많은 아시아 최고 지휘자라고 평가했다. 또 정 지휘자가 앞서 5월 일왕 즉위 당시 도쿄필하모닉 홈페이지에 “즉위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