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문. 서울 성곽의 4대문 가운데 서쪽 큰 문으로 일명 ‘서대문(西大門)’이라고도 한다.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제가 어렸을 때 5호선 서대문역에 내렸을 때 아버지께 물어본 얘기였습니다. 동대문도 있고 남대문도 있고 광화문도 있는데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서대문은 없었거든요.
일제가 1915년 전차선로를 늘리겠다며 서대문인 ‘돈의문’을 성곽과 함께 허물어버렸기 때문입니다.
10년 전 발표됐던 돈의문 복원 예정 위치.
10년 전 서울시는 돈의문을 원래 위치인 강북삼성병원 옆 정동사거리에 복원시킨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시야 확보를 위해 서대문 고가차도도 철거됐죠.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 않았나 봅니다. 복원 과정에서 생길 종로-마포-신촌 사이에 발생할 교통난과 1000억이 넘는 비용이 문제였습니다.
의도는 좋았으나 ‘어른들의 사정’ 때문에 결국 돈의문 복원 사업은 지난 2014년 결국 무산됐습니다.
스마트폰으로도 어플을 다운받으면 증강현실(AR)을 통해 돈의문 모습을 볼 수 있다.
박물관 앞에 설치된 키오스크에 손을 갖다 대도 돈의문의 모습을 3D 그래픽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이 AR로 복원된 돈의문의 모습. 서울박물관 제공.
돈의문 박물관에 전시된 모형.
종로구 신문로 2가에 위치한 돈의문박물관마을 앞에서 키오스크, 어플 또는 VR 기기를 이용해 돈의문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론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문화재를 함부로 철거해버린 일제와 실효성 따지지 않고 복원 계획만 거창하게 발표했던 관계자들을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먼 훗날 제 아들도 ‘서대문’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면 대답해줘야겠습니다.
“응 스마트폰 안에 있어~”
박물관 2층에서는 설명과 함께 VR(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돈의문 구석 구석을 체험할 수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