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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현금 부족’ 中기업들 차용확인서 남발…“243조원 규모”

입력 | 2019-08-07 11:52:00

차용확인서(IOU)로 향후 대금 지불 약속
정부 개입한 20년 전엔 104조원 규모




중국 금융계에 떠도는 차용확인서(IOU) 규모가 2000억달러(약 243조1800억원)에 달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중국 민간 기업들이 향후 현금 지급을 약속하는 IOU 발행에 나선 결과다.

NYT가 중국 정부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월 기준 기업들은 2110억달러 규모의 IOU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 이상 급증한 수치다. IOU는 미래에 돈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하는 종잇조각일뿐 법적 효력은 없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중국에서는 경기가 둔화하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현금 고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동성 부족 현상이 일어난 건 아니지만 중국 은행들은 국영 대기업과 달리 사기업에는 대출을 꺼리고 있다.

2007년 건설회사를 설립한 좡즈양은 최근 고객 3분의 1로부터 현금 대신 IOU를 받고 있다고 NYT에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IOU라도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던 20년 전 국영기업들이 IOU를 남발해 도산 위기가 이어지자 결국 정부가 개입한 바 있다. 당시 IOU 규모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860억달러(약 104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시카고 폴슨 연구소의 연구원 디니 맥마흔은 “여러분은 종이더미를 쥐고 있는 회사들을 보고 있다”며 “경기 둔화가 자리잡은 시기에 이런 것(IOU)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건 기업들이 겪는 고통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경제의 한 축인 부동산 시장의 IOU 의존도가 크다.

건설과 도시계획 업체인 주보 디자인의 시장은 “개발자들이 처음 IOU를 낼 때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거절하면 돈을 받을 수 없었다. 우리 공급업체들은 그러한 금융 시스템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보 같은 기업은 이자를 받기 위해 협상하거나 액면가보다 적은 금액으로 IOU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IOU 발행 규모가 큰 업체로는 중국의 최대 부동산 기업 중 하나인 에베그란데가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말까지 200억달러 규모의 IOU를 발행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