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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매립장 3곳중 1곳 4년內 사용만료

입력 | 2019-07-25 03:00:00

쓰레기 배출량 해마다 늘어나는데 신증설 55곳중 31곳 주민 반대 스톱
기존 시설 포화… 쓰레기 대란 불보듯
정부, 권역별 설치 특별법 추진




“증설과 폐쇄, 이전 등 여러 방안을 놓고 협의 중입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24일 청라소각장 증설 진행 상황에 대해 “현재 완전히 중단된 상태로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방법을 찾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청라소각장은 사용 연한 15년이 종료된 후 지난해 증설을 추진했다. 500t 규모의 소각장이지만 반입 폐기물이 늘면서 시설을 보수하고 250t 규모 소각로를 하나 더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청라지구 주민들은 환경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소각장 폐쇄와 이전을 요구했다. 인천시에 시민청원을 넣었고 올 3월에는 청와대 앞에서 소각장 증설 반대 집회를 열었다.

배출되는 폐기물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이를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시설을 짓거나 늘리는 일은 더디기만 하다. 환경부가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5월 말 현재 신설이나 증설을 추진하던 전국의 매립장과 소각장 55곳 중 31곳이 주민의 반대 등으로 행정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민간 소각장 25곳 중 15곳, 매립시설 21곳 중 8곳, 그리고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9곳 중 8곳이다. 2023년이면 전국 폐기물 매립시설 3분의 1의 사용기간이 만료되는 데다 지난해부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금지해 폐기물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처리하는 생활폐기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폐기물은 민간 사업체가 처리한다. 이 때문에 민간 처리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 현재 폐기물 처리가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경북의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기존 매립지와 소각장이 부족해서 사설업체에 반입 수수료를 주고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그 비용이 2014년 t당 15만 원에서 최근 25만 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남훈 안양대 환경에너지공학 교수는 “태풍이나 지진 등으로 발생하는 폐기물 등을 고려할 때 민간 처리시설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사회안전망 확보 차원에서도 공공 처리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불법 투기나 유해 폐기물을 지속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권역별 공공 폐기물 처리시설이 4개 정도 필요하다”며 “올 하반기 공공 폐기물 처리장을 설치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에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특별법안은 임 의원이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임 의원은 “이대로 가면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공공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해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하고 외관을 깔끔하게 디자인해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주민의 거부감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박 차관은 “공공 처리시설에서 합리적 비용으로 폐기물을 처리해 가격 안정 효과를 얻고 운영수익은 지역 주민과 공유하는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권역별 공공 폐기물 처리시설의 부지 선정부터 실제 운영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만큼 해당 지역 주민의 이해를 얻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폐기물 처리시설이 민영화한 것을 언급하며 “현재 폐기물 처리 구조는 물론 10년 뒤의 상황을 면밀히 예측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은지 kej09@donga.com·사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