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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외국인들에게 자유여행 허가 방침…관광대국 위한 ‘워밍업’?

입력 | 2019-07-17 20:25:00

pixabay


사우디아라비아가 ‘비정기 성지순례(움라)’를 위해 자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이슬람교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 외의 다른 지역도 자유롭게 여행하도록 허가할 방침이라고 현지 영자신문 아랍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실권을 잡은 뒤 국가경제에서 석유 산업의 비중을 줄이고, 제조업과 관광·문화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관광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워밍업’이란 분석도 나온다.

움라를 통한 자유여행의 활성화를 위해 사우디 정부는 자국 내 어느 곳이든 성지순례자가 입국할 수 있도록 출·입국 관련 제도를 개편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제2의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제다를 통해서만 입국할 수 있었다. 또 여행을 하려면 성지순례 비자로 입국한 뒤 관광비자로 바꿔야만 했지만, 앞으로는 비자 재발급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성지순례자들에게 왕국(사우디) 여행은 문화와 관광 장소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성지순례자들이 더욱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비전 2030의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기획한 사우디의 중·장기 경제발전 전략인 ‘비전 2030’은 현재 연간 약 800만 명인 움라 참여자 수를 3000만 명 수준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성지순례자를 중심으로 사우디 방문자 수를 늘려 자연스럽게 관광산업을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사우디는 이슬람교 성지뿐 아니라 홍해 지역의 자연경관을 기반으로 한 리조트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대 유적지도 많아 대형 박물관 건립 등으로 이어지면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사우디는 음식점과 상점들의 주 7일, 24시간 영업도 허용하기로 했다. 현지에선 영업시간 확대 결정이 사우디의 레저, 관광, 운수 사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마지드 알 카사비 상무투자부 장관은 “이번 조치가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과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로=이세형특파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