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 등 중국산 대체품 없거나 中첨단산업 관련 없는 품목 국한 안보위협 없는 분야는 화웨이 허가
미국이 9일 110개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했던 관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이날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협상 대표들은 전화 통화를 한 뒤 두 달 만에 협상을 재개했다. 그러나 양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견해차를 좁히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의료 장비와 축전지 등 110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부과한 25% 관세를 1년간 면제한다고 밝혔다. 해당 품목은 미국이 지난해 7월 6일 중국과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며 25% 관세를 물린 340억 달러(약 40조1700억 원) 규모의 제품에 포함된 것들이다. 제품의 다수는 중국산 외 대체품이 없어 미 기업의 피해가 우려되거나 미국이 견제하는 중국 첨단산업 육성전략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되지 않는 품목이다.
미국은 지난 1년간 전체 중국산 수입품(2018년 기준 5400억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2500억 달러어치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 대부분에 해당하는 1100억 달러어치 제품에 5∼25% 관세를 부과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USTR는 올 들어 5월까지 약 1만3000건의 관세 면제 요청을 받아 5311건을 기각했다. USTR는 지난해 1000개 품목에 대해 관세 면제를 결정했다.
미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2차 휴전’에 합의한 뒤 밝힌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 후속 조치에 나섰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2주 전 트럼프 대통령의 G20 정상회담 지침을 이행하기 위해 상무부는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없는 분야에 대해 (미 기업의 화웨이에 대한 제품 판매를) 허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