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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입’ 샌더스 대변인 물러난다

입력 | 2019-06-15 03:00:00

트럼프 “그녀는 터프한 전사… 고향 아칸소 주지사 출마 기대”
샌더스 “일생의 영광이었다” 눈물




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오른쪽)이 13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의 입’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달 말 물러나 ‘세 아이의 엄마’로 돌아간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밀려 역할이 축소된 데다 94일간 백악관 정례 브리핑이 중단되고 있는 가운데 하차가 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3년 반 일한 우리의 아주 훌륭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가 이달 말 백악관을 떠나 위대한 아칸소주 집으로 돌아간다”고 샌더스 대변인의 사퇴를 알렸다. 이어 “그녀는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낸 특출한 재능을 가진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나는 그녀가 아칸소 주지사 출마를 결정하기를 희망한다. 굉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2017년 7월 수석부대변인으로 일하다가 숀 스파이서 초대 백악관 대변인의 후임으로 승진했다. 러시아 스캔들, 뮬러 특검 등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한 충성파였으나 거짓말 논란 등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난해 6월 가족과 함께 버지니아주 렉싱턴의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가 주인의 요구로 쫓겨나는 봉변도 당했다.

트윗으로 자신을 대변하는 걸 선호하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통 스타일 때문에 대변인의 역할도 축소됐다. 이날까지 백악관의 공식 브리핑은 94일째 중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 들러 샌더스 대변인을 연단에 불러 올린 다음 “그녀는 ‘전사’다. 터프하지만 좋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샌더스 대변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일생의 영광이었다. 힘든 때조차도 매 순간을 사랑했다”며 “진실로 가장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를 누를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내가 엄마라는 사실”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세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전했다. 아칸소 주지사 출마와 관련해서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말라는 걸 오래전에 배웠다”고 답했다. 현 주지사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아칸소 주지사 출마가 점쳐진다. 그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딸이다. 워싱턴의 정치컨설턴트로 일하다가 2016년 2월 트럼프 캠프에 합류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