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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3국 포함한 ‘징용 배상판결 중재위’ 요청

입력 | 2019-05-21 03:00:00

양국 협의 불발에 ‘2단계’ 요구… 강제규정 없어 국제 여론전 성격
외교부 “신중히 검토할 예정”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20일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이낙연 총리로부터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발언이 있었다”며 “유감이지만 책임자로부터 이런 발언이 있었고, 4개월 이상 (한국 측이) 협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도 있어 한국에 중재 회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1965년 체결된 청구권협정은 한일 간 분쟁이 있을 때 △외교상 경로를 통해 해결하고 △외교상 경로로 해결할 수 없는 분쟁은 제3국 위원을 포함한 중재위 개최 등 2가지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월 9일 정부 간 협의를 한국에 요청하면서 “30일 이내(시한 2월 8일)에 답변을 달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답을 하지 않자 20일 두 번째 단계인 ‘중재위 개최’를 요청한 것이다. 다만 이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어 한국 정부가 중재위원을 임명하지 않고, 중재를 할 제3국을 지명하지 않으면 중재위는 구성되지 않는다.

한국 외교부는 “20일 외교채널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한일청구권 협정상 중재 회부를 요청하는 외교 공한을 접수했다”며 “일본의 이런 조치에 대해 제반 요소를 감안하여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 당국은 올 1월 양자 협의를 요청해 왔을 당시에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중재위 개최에 응하지 않으면 일본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실질적인 결과물을 얻기 어려운데도 청구권협정 등의 절차대로 단계를 밟고 있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은 국제여론전을 감안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 법적 절차에 따라 행동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 절차를 무시한다’는 것을 국내외에 알리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중재위 개최 요청 이후 후속 조치로 주한 일본대사 일시 귀국 또는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 관세 인상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