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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주기 짧아지고 강도 더 세져… “식량만으론 협상장 못 나간다” 메시지

입력 | 2019-05-10 03:00:00

[北, 5일만에 또 미사일 도발]北 2차 도발 속셈은




북한이 9일 또다시 미사일 발사 도발에 나선 것은 대북 제재 완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한미에 대한 불만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정상은 7일 통화를 갖고 북한의 4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의) 대화 궤도 이탈에 대한 방지 방안을 찾자”면서도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했다. 1년 5개월 만의 4일 도발 재개에도 한미가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자 북한이 추가 도발로 재차 흔들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 주기가 짧아졌다는 데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4일 미사일을 발사하며 1년 5개월 만에 도발에 나선 이후 이번에 5일 만에 ‘2차 도발’에 나섰다. 앞서와 같이 단거리미사일 발사였지만 이번에는 비행거리가 대폭 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발 주기는 확 줄이고, 비행거리는 대폭 늘리면서 한반도 긴장감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이렇게 북한이 도발 잰걸음에 나선 것은 결국 긴장감이 고조될수록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괌 타격 가능성을 거론하고, 6차 핵실험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며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 뒤 이듬해 북-미 1차 정상회담 개최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속내를 다 꺼내 보인 상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시간은 많다”면서 제재 해제에 선을 긋자, “언제든 비핵화 대화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의 4일 미사일 발사에도 미국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더 도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인 것”이라며 “자위권적 차원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길의 모습을 천천히 보여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은 2차 도발 시점을 정밀히 조율하며 한미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방송 인터뷰를 불과 약 4시간 앞둔 오후 4시 29분경 미사일을 발사한 것. 게다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 중이고 이날 한미일이 제11차 3국 안보회의(DTT)를 열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결국 문제는 대북 제재 해제인데 고작 식량 지원 문제만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의 4일 단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잘못된 메시지’를 평양에 발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5일(현지 시간)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해 “모라토리엄(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동결)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ICBM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실언에 가까운 발언으로 북한이 ICBM만 아니면 마음대로 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2017년 때처럼 북한이 비행거리를 늘려가며 미사일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황인찬 hic@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