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집값 더 떨어지기 전에 가격을 낮춰서라도 집 팔아야겠다는 사람들 많은데, 모르는 소리에요. 강남 부자들은 오히려 이럴 때 급매물로 나온 집을 더 사들여요. 집값은 결국 다시 오른다는 걸 아니까요. 경제 흐름을 읽을 줄 알고 투자 경험이 많기 때문이에요. ‘빠꼼이’들이 돈을 쉽게 버는 이유죠” - 서초구 방배동 A 공인중개사
9.13대책 등 계속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해 오랜만에 집값이 하락하는 등 서울의 부동산 시장이 한껏 움츠러든 요즘 서민층과 부자들의 대조되는 행보가 눈길을 끈다.
부동산114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13대책이 발표된 이후 4분기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490건으로 집계됐다. 1년전인 2017년 4분기 26,766건과 비교해 약 78% 하락한 수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9.13대책 발표가 서울의 아파트 거래절벽을 불러왔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가장 감소율이 적은 곳은 30.6%의 금천구로 나타났으며 그 뒤를 도봉구(56%), 노원구(58.5%), 중랑구(60.4%) 등이 이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중 집값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반면 집값이 높은 편인 서초구, 송파구, 동작구, 강남구 등은 87~88%로 대폭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서민과 부자 사이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공인중개사 등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의 주택 시장이 위축되자 불안감을 느낀 서민층이 더 손해를 보기 전에 가격을 낮춰서라도 서둘러 집을 팔기 시작한 것과 달리 강남권 등의 부자들은 기존의 집은 그대로 보유한 채 쏟아져 나온 급매물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이 낮은 지역에서 매매거래가 비교적 활발히 일어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9.13대책 이후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눈에 띌 정도로 대폭 줄었으나 일부 ‘큰 손’들은 오히려 빠르게 움직이며 급매물을 중심으로 이삭줍기에 나서고 있다”며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시장 경제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지금이 아파트 구입의 적기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9.13 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진 지금이 서울 아파트 구입의 기회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알짜 지역에서 신규 분양 단지들이 공급을 준비 중이다.
계룡건설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소재 위례신도시 A1-6블록에 짓는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의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섰다. 지하 2층, 지상 10~25층, 8개 동, 494가구 규모로 지어지며 전용면적 기준 105~130㎡ 등 전 가구 대형 타입으로 구성된다.
삼성물산은 강남구 삼성동에서 상아2차아파트 재건축 ‘래미안 라클래시(삼성동 상아2차)’를 5월 분양할 예정이다. 679가구 중 전용면적 71~84㎡ 115가구가 일반에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신길3구역을 재개발한 ‘신길3구역 더샵(가칭)’을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단지는 총 799가구 규모다.
호반건설은 양천구 신정동에서 407가구 규모의 신정2-2구역 재개발 단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호반건설의 서울지역 첫 재개발 일반분양 사업으로 일반에는 336가구가 공급된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