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온갖 장애물에 스타트업 꿈 접고 식당 여는 중년들

입력 | 2019-04-16 00:00:00


젊은 시절 쌓은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창업하려는 4050세대가 늘고 있지만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은 청년층 중심이어서 ‘나이 장벽’ 앞에 좌절하는 중년층이 많다. 동아일보가 1월 발표된 정부의 창업 지원 사업을 분석해 보니 전체 예산의 40.8%를 차지하는 각종 사업에 40대 이상은 지원 자체가 불가능했다. 창업자금 지원이나 창업공간 제공, 세제 지원 등 정부부처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 중인 창업 지원 사업의 상당수는 20, 30대로 대상이 한정돼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신규 창업자 중 40대 비율이 30.3%로 가장 높고 50대가 24.8%로 뒤를 이었다. 청년창업이 늘고 있지만 아직 중년층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런데 이들의 신사업 도전에 대한 지원책이 미흡하다 보니 시니어 창업자들은 직장 경험 등을 살리지 못하고 치킨집, 커피숍 같은 생계형 창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실직한 중년층은 물론이고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까지 생계형 창업으로 쏠리면서 자영업의 과잉경쟁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최악의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창업을 꿈꾸는 청년 기업가를 지원하고 성장 발판을 마련해주는 정책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년 창업자들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은 문제가 크다. 2007∼2014년 미국에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창업한 270만 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창업 당시 평균 나이는 41.9세였고, 성공한 창업가들은 45.0세였다.

시니어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밑거름으로 창업에 성공해 우리 경제에 활력이 될 수 있도록 창업 지원 정책을 중년층으로 확대해야 한다. 45세에 창업해 세계적 바이오기업을 일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처럼 창업 성공신화를 쓰는 중년층이 늘수록 청년에게 돌아가는 좋은 일자리도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