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도 LG에 승리, 사상 첫 진출 피말리는 혈투 동점 11번 명승부, 4Q 뒤집혔으나 6분 만에 재역전 1분 남기고 강상재 쐐기 3점포… 모비스-KCC 승자와 마지막 승부 LG, 종료 6분전 메이스 부상 이어 외곽포 조성민 5반칙으로 무너져
전자랜드 선수들이 8일 창원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를 88-86으로 꺾고 3연승으로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뒤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3연승으로 체력을 아끼게 돼 포스트시즌만 오르면 부진했던 징크스를 깨뜨릴 기회를 맞았다. KBL 제공
전자랜드는 이날 88-86으로 이겨 3연승으로 4강전을 통과해 현대모비스와 KCC의 경기 승자와 13일 또는 14일 챔피언을 다투게 됐다. 전자랜드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팀의 전신인 대우증권과 신세기 등을 통틀어서도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적이 없었지만 이번 시즌 구단의 새 역사를 썼다.
전자랜드는 찰스 로드가 25점 6리바운드, 팟츠가 20점 8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2차전을 111-86으로 크게 승리한 전자랜드는 당시 출전 선수 전원이 30분 이하로 뛰면서 체력을 아꼈다. 이를 통해 3차전 초반부터 체력 우위를 바탕으로 한 강한 압박 수비를 펼쳤다. 차바위가 김시래를, 정영삼이 조성민을 거세게 압박하며 주전 가드진의 체력을 빼놓았다. 1, 2차전 평균 18점으로 활약했던 김시래는 이날 12점에 그쳤다.
정효근(202cm) 강상재(200cm) 이대헌(197cm) 등 장신 포워드진 역시 넉넉한 체력을 바탕으로 LG의 ‘트윈 타워’ 메이스와 김종규를 상대로 팀 리바운드에서 45-34로 오히려 앞섰다. 4쿼터에만 공격 리바운드 11개를 잡아내며 연승 행진의 발판을 마련했다.
LG로서는 6분여를 남기고 메이스가 발목 부상으로, 조성민이 5반칙 퇴장으로 연달아 이탈한 것이 아쉬웠다. 골밑과 외곽에서 주축 역할을 한 선수가 나란히 빠지면서 승부의 추가 크게 기울었다. LG는 메이스가 25점 10리바운드, 김종규가 19점 7리바운드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챔프전 진출은 전자랜드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오늘과 내일은 선수들이 즐겼으면 좋겠다. 이런 기분을 느껴봐야 다음 목표를 설정하고 준비할 수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챔프전에 가서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