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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따오기 자연방사 성공할까… 40년만에 한반도에서 40마리 방사

입력 | 2019-04-04 03:00:00

6월초 경남 우포늪에서 실시 계획, 1년 생존율 30∼40% 전망




“첫 시도여서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D-60. 국내 첫 따오기 자연 방사(放飼)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경남 창녕군 유어면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긴장의 연속이다. ‘따오기 아빠’로 불리는 이성봉 계장은 3일 “방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복원센터는 국내 최대 자연늪이자 람사르 등록 습지인 우포늪(천연기념물 524호) 옆에 있다.

복원센터뿐 아니다. 환경부, 문화재청, 경남도 역시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박성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최근 복원센터를 둘러봤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참석하는 방사 행사를 대비해서다.

방사 시기는 당초 다음 달 22일로 계획했다가 정부 관계자 일정 등을 감안해 ‘환경의 날’인 6월 5일로 협의하고 있다. 1979년 경기 파주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이후 사라진 따오기(천연기념물 제198호)가 40년 만에 한반도에서 날갯짓을 다시 시작하는 셈이다.

자연 방사할 따오기는 40마리다. 40년 만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성조(成鳥)와 유조(幼鳥)는 2 대 1의 비율, 암컷과 수컷은 1 대 3으로 잡고 있다. 인공 부화한 우포 따오기는 야생 적응 방사장에서 비행훈련 등을 받아 왔다. 면적 3070m², 최고 높이 20m에 그물로 둘러싸인 야생 적응 방사장은 복원센터 안에 있다.

방사는 한꺼번에 우리(케이지) 밖으로 날려 보내는 방식이 아니다. 방사장 문을 열어두고 따오기들이 스스로 날아가도록 할 예정이다. 따오기의 ‘의지’에 의해 자연으로 돌아가야 생존 확률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일본도 비슷한 방법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우포 따오기는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이 “우호협력의 상징으로 따오기를 주겠다”고 약속한 뒤 국내에 반입됐다. 그해 10월 경남도가 중국 산시(陝西)성 양(洋)현의 종복원센터에서 암컷인 양저우(洋州)와 수컷 룽팅(龍亭)을 들여오고, 이후에도 몇 마리를 더 가져와 번식시켰다.

센터 건립비와 관리 및 인건비 등으로 지금까지 200억 원 이상 들어갔다. 10년이 지나면서 따오기는 363마리로 늘었다. 이들이 먹는 미꾸라지, 물고기, 곤충, 지렁이 등도 엄청나다. 연간 ‘식비(食費)’만 5억 원이 넘는다. 분가(分家)가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복원센터에서는 자연 방사 따오기의 1년 생존율을 30∼40%로 전망한다. 일본과 중국의 첫해 생존율은 50% 안팎이었다. 첫 방사 결과를 봐가며 2, 3차 방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일부 조류학자는 “따오기가 멸종 이전에도 겨울에만 불규칙하게 찾아오던 철새인 데다 근친교배로 얻은 것들이어서 야생에서 살아남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포늪의 환경이 우수하지만 천적과 먹이가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복원센터 이 계장은 “우포늪 주변 16ha를 환경부가 매입해 농사를 짓지 않고 새들의 먹이터로 관리하고 있어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사진작가의 근접 촬영 등 사람들의 위해를 걱정했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우포 따오기의 야생 방사가 성공한다면 이 지역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최고의 자연환경이라는 사실이 입증되는 것이다. 북한의 따오기 복원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