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전적으로 남자 책임" 응답률 4%안팎 그쳐 취업한 남성 32%는 "전적으로 남자 책임" "결혼식 반드시 해야"…남녀 모두 10%대 미혼여성 10명중 7명 "살아보고 혼인신고"
전통적인 결혼관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미혼남녀 10명 중 7명은 ‘신혼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오랜 가치관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결혼 문화 중 주거를 남자가 마련하는 것에 미혼남녀가 동의하는 비율이 이렇게 파악됐다.
‘신혼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에 미혼 남성 1140명 중 70.2%(전혀 찬성하지 않는다 15.5%+별로 찬성하지 않는다 54.7%)가 반대했는데, 미혼 여성이 1324명 가운데 72.3%(전혀 찬성하지 않는다 16.3%+별로 찬성하지 않는다 55.9%)나 동의하지 않아 남성보다 반대 분위기가 강했다.
연구진은 “부부관계에서 전통적인 성별 역할을 수용하지 않는 추세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진 주거 부담을 어느 한편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이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부분적으론 전통적인 결혼 문화에 수긍하는 인식도 찾아볼 수 있다.
취업을 한 미혼 남성과 여성 10명 중 3명 정도는 신혼집을 남성 책임으로 보는 경향을 보였다.
취업한 남성 701명과 여성 897명만 떼어놓고 보면, ‘신혼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문화에 남성은 32.4%(전적으로 찬성 4.9%+대체로 찬성 27.5%), 여성은 그보다 적은 29.1%(전적으로 찬성 4.5%+대체로 찬성 24.6%)로 집계됐다.
결혼을 둘러싼 형식을 놓고도 태도 변화가 감지됐다.
‘결혼식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문항에 미혼 남성 응답자의 58.7%, 여성 응답자의 45.2%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절반 안팎의 미혼자들은 여전히 결혼식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줬다.
대신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적극적인 찬성 비율은 남성 14.5%, 여성 10.8% 등 10%대로 저조했다.
연구진은 “혼인과 관련된 형식의 중요성이 낮아지고 실제 자신의 판단과 결정을 더 중요시하는 추세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며 “응답자 일반적 특성에서도 성향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결혼에 있어 가치규범보다는 자신의 주관적 선택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미혼자 모두 높은 비율로 ‘혼인신고는 함께 살아본 뒤 하는 것이 좋다’는 데 찬성했는데 여성은 10명 중 7명(69.9%)이 이런 견해에 동의하고 있어 62.8%인 남성보다 높은 찬성 경향을 보였다. 이는 혼인관계가 중단될 경우 여성에게 더 큰 위험요인이 되기 때문으로 연구진은 설명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