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수수료인하 보전 차원인듯… 가맹점들 “결국 소비자 부담” 반발
신용카드사들이 다음 달부터 연 매출 500억 원이 넘는 통신사, 마트 등 대형 가맹점 2만3000여 곳에 카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일제히 통보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말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수수료를 낮추게 하자 카드사들이 대형 가맹점 수수료 인상으로 손실을 보전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최근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며 “인상 폭은 최대 0.3%포인트”라고 했다. 현재 통신사는 매출액의 1.8∼1.9%, 마트는 1.9∼2.0%를 수수료로 내고 있다. 수수료 인상을 통보한 카드사는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비씨, 롯데, 우리, 하나 등 8곳이다.
카드사들은 소비자가 대형마트나 통신사에서 결제할 때는 포인트 적립 등 고객 우대 혜택이 더 많기 때문에 이들 가맹점이 마케팅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수수료 인상이 받아들여지면 카드사들이 얻는 추가 수익은 연간 약 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카드 수수료 개편에 따른 카드사들의 매출 감소분은 약 5800억 원이었다.
일부 통신사는 수수료 인상에 반대하는 이의제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분쟁이 대형 가맹점과 카드회사 간 갈등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신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