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이후 군사개입 강화 주장… 항모 남중국해 파견 발표에 中분노 英재무 방중 취소… 무역협정 험난, 러도 “전쟁 원하는 장관” 맹비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16일 독일 뮌헨 안보장관회의에서 “영국 국방장관은 전쟁에 찬성하는 장관”이라며 윌리엄슨 장관을 맹비난했다. 윌리엄슨 장관은 하루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서 손에 피를 묻혔다”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특히 윌리엄슨 장관은 11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후 국제사회에서 영국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군사 개입 노선을 취해야 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영국의 위험으로 지목했다. 그는 “평화와 전쟁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군사력 같은 ‘하드 파워(hard power)’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영국은 종이호랑이”라고 주장했다.
윌리엄슨의 행보에 영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브렉시트 후 세계 각국과 양자 무역협정을 맺어야 하는 재무부의 불만이 높다. 3월 29일로 다가온 브렉시트 발효를 앞두고 현재 영국은 EU 소속 시절 무역협정을 맺은 69개국 중 불과 7개국과 협상을 타결했다. 특히 전체 해외 수입의 7%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협정이 시급하다. 해먼드 재무장관 방중 취소로 영국의 대중국 가금류 및 화장품 수출이 당분간 막힌 것도 골치다. 중국의 가금류 및 화장품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약 100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군사력 강화에 들어갈 ‘돈’을 조달하는 것도 문제다. 이미 브렉시트 등으로 재정 지출이 큰 재무부는 국방예산 증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역시 보수당 출신인 조지 오즈번 전 재무장관은 “재무장관과 외교장관은 중국과 가까워지려는데 국방장관이 구식 스타일의 ‘총포 외교’만 구사한다”고 비판했다. 제1야당 노동당도 “윌리엄슨 장관의 발언으로 무력 충돌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