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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정환]쌀 소비 감소, 대안은 있다

입력 | 2019-02-12 03:00:00


이정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식사하셨습니까?”

과거에는 어르신을 만나면 가장 먼저 했던 인사말이 바로 ‘식사 여부’였다. 가난했던 시절이라 먹는 일이 삶에서 가장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식사’는 말 그대로 집에 쌀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국민의 주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누구나 당연히 쌀이라 대답한다. 실제 통계청 자료를 봐도 1970년대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36.4kg이었다.

이렇듯 국민의 주식이던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세다. 1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양곡소비량조사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8년 61kg으로 전년(61.8kg) 대비 1.29%(0.8kg) 감소했다. 최근 10년간(2008∼2017년) 1인당 쌀 소비 감소율(1.79%)과 비교하면 소폭 낮아졌으나 지난해 통계는 국민 한 명당 하루에 밥을 두 공기도 먹고 있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쌀 소비 감소의 주요인은 전통 한식의 식사 준비에 대한 번거로움, 빵 시리얼 라면 등 대체식품에 대한 선호 현상, 식습관 변화 등을 들 수 있다. 또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 증가로 아침밥을 거르거나 인스턴트로 해결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데 기인하기도 한다.

쌀 소비 감소는 쌀 생산에 대한 유인을 축소시킨다. 결국 생산기반의 약화로 이어지게 되고 곡물자급률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곡물자급률 하락은 밀 등 타 곡물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식량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높이고, 식량위기 대처 능력을 떨어뜨리게 만든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이 쌀을 제외하면 5%도 되지 않는 현실을 생각해볼 때 벼농사에 대한 지속적 유인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또 아침을 거르거나, 밥을 먹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생활정보는 오히려 서구화된 식습관을 부추겨 고혈압, 당뇨와 같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전통 백미 중심의 쌀 소비 관점에서 벗어나 가공 밥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맞추어 ‘혼밥족’을 위한 다양한 패키지형 제품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정부 및 농업 관련 기관에서는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 등 녹색 식생활 운동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쌀이 차지하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우리 쌀 소비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 쌀 소비가 더 이상 감소되지 않도록 적극 참여했으면 한다.
 
이정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