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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반만에 입연 볼턴 “필요한건 北의 핵포기 결단 의미있는 신호”

입력 | 2019-01-28 03:00:00

[비핵화 협상]한미, 2차 북미회담 앞두고 北압박




다음 달 개최 예정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 큰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강경화 외교장관 등 한미 최고위 외교라인이 잇따라 나서 북한의 강한 비핵화 의지와 실질적인 행동 조치를 확인할 수 있어야 제재 해제 등 상응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타임스 인터뷰에서 “북한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에 대한 의미 있는 신호(significant sign)”라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 해제를 시작할 수 있는 시기는 이 비핵화가 이뤄졌을 때”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기대치를 북한의 핵시설과 탄도미사일 일부 폐기 합의를 뛰어넘는 ‘의미 있는 신호’라고 못 박은 것이다.

대북 강경파로 잘 알려진 볼턴 보좌관은 김 위원장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김정은 위원장은 이 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 내가 김정은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을 거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추가 행동이 사실상 없었던 만큼 이번엔 행동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을 연 것은 지난해 12월 6일 이후 한 달 반 만. 이런 까닭에 볼턴이 나선 것은 결국 미국이 또다시 ‘굿캅 배드캅’ 협상술을 꺼내들며 대북 실무협상의 밀고 당기기를 본격화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중국의 역할에 대해선 “과거 협상에서 6자회담 참여 같은 중요한 노력들을 해왔지만 실패했다”며 “중국은 비핵화를 위한 압박에 동의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이 모든 경우에 있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강하게 유지하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하고 26일 귀국한 강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북-미 협상 과정에 대한 세부 질문엔 답을 피한 채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만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앞서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선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폐기하는 구체적 단계에 동의할 것으로 낙관한다”면서 “(북한 핵무기의) 완전한 공개는 (비핵화) 프로세스의 한 부분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미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구체적인 단계별 비핵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계획 폐기와 북한이 이미 밝힌 영변 등 핵·미사일 관련 시설의 폐기를 제1단계 조치로 요구하고, 북한은 석유수출 제한 및 금융 제재를 완화하고 남북 경제교류 제재를 예외로 해줄 것을 요구하며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 사태가 일시 해제되면서 각종 실무협의 및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 간에도 미뤄졌던 한미 워킹그룹 회의가 재개되는 등 관련 협의가 활발해질 것”이라면서 “북-미가 워싱턴과 스톡홀름 탐색전 후 다시 만나는 만큼 이제부터가 비핵화 본 게임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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