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들/김두식 지음/692쪽·3만 원·창비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이런 법조계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출발했는지를 짚기 위해 해방 전후의 시기를 살핀다. 이전 책 ‘헌법의 풍경’(2004년) 등에서 탄탄한 문장을 선보였던 저자는 이번에도 상당한 공력을 발휘했다. 연구 및 집필에 3년 이상 걸려서 나온 두툼한 책은, 일반인에겐 생소한 당대의 풍경을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부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에서 대략 힌트를 얻겠지만, 그 시절 사법 현장은 혼탁했던 당시 상황을 붕어빵 찍어내듯 닮았다. 욕망과 야합, 보신(保身), 폭력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저자는 이런 맥락을 모르고선 현재의 법조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봤다. 평가는 갈라질 수 있겠지만, 이러한 문제제기가 하나의 경종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도 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