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100주년 행사 佛할머니 질문… 메르켈, 불어로 “독일 총리랍니다”
10일(현지 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00년 전 제1차 세계대전 정전협정을 맺은 프랑스 콩피에뉴 숲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콩피에뉴=AP 뉴시스
10일(현지 시간) 하얀색 털모자와 털목도리를 한, 키 작은 프랑스 할머니가 보라색 장갑을 끼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악수를 하면서 이렇게 물었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맞아 100년 전 정전협정식이 있었던 프랑스 콩피에뉴 숲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기념식을 가진 뒤 초대된 이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였다.
올해 101세인 이 할머니는 마크롱 대통령의 손을 잡으며 “불가능한 일이 벌어졌어요. 나 같은 작은 할머니가 공화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니, 정말 환상적인 일이에요”라고 감격에 겨워했다. 이어 옆에 있던 메르켈 총리를 향해 “당신이 마담 마크롱인가요”라고 물었다. 다정한 모습에 두 사람을 부부로 착각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64)는 마크롱 대통령(41)의 24살 연상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보다 한 살 어리다.
이 에피소드는 당시 장면을 녹화한 한 프랑스 방송사가 12일 방영하면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프랑스와 독일 정상들이 화해의 손을 맞잡는 감동적인 행사에 마침표를 찍는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최근 들어 자유주의와 유럽 통합을 이끌며 부부처럼 다정한 모습을 수차례 보여 ‘메르크롱’이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