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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지진만은… 진땀 흘리는 수능 출제

입력 | 2018-11-06 03:00:00


“25년 수능 역사에서 올해 같은 해는 처음입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진땀을 흘렸다.

처음으로 △‘지진 리스크’에 대비해 수능 문항을 2배로 출제해야 했고 △이런 상황에서 출제 부담이 커져 출제 참여 교수를 구하기 쉽지 않았던 데다 △올 초 평가원이 충북 진천으로 이전하면서 휴직자가 늘어 직원도 부족한 상태로 삼중고를 겪었기 때문이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평가원은 사상 첫 수능 ‘본문항’과 ‘예비문항’ 준비로 적잖이 애를 먹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그 뒤 올해 수능 계획 발표 때 ‘수능을 보다가 지진이 나 시험이 무효화될 것에 대비해 수능 문제지를 2개 버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 출제진은 예년과 같이 수능 본문항을 출제하면서 동시에 수능 전 영역에 걸쳐 평가 목적과 난이도가 동일한 또 다른 문제들을 만들어야 했다.

최근 경주와 김천 등 경북 일대에서 잇달아 작은 지진들이 발생하면서 교육부의 긴장감은 커졌다. 지난달 25일 경주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일어난 데 이어 4일에는 김천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와 기상청을 연결하는 3자 핫라인을 구축해 운영 중”이라며 “매일 지진 동향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 문제지를 2개 버전으로 만들어야 하는 탓에 출제 부담이 커지자 출제자 구성도 쉽지 않았다. 출제자들은 수능이 끝날 때까지 합숙을 하고, 가족과의 통화조차 허용되지 않아 일명 ‘감옥살이’로 불린다. 올해는 출제 분량이 늘면서 합숙 기간이 12일 더 늘어났다. 출제자와의 계약서에는 ‘지진 발생 시 합숙 기간이 7일 더 연장될 수 있다’는 단서조항까지 달렸다. 10월 1일 합숙에 들어간 올해 수능 출제진은 본문항 출제를 마친 뒤 예비문항 출제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는 평가원뿐 아니라 교육부까지 나서 부총리 명의로 출제진 선발 협조공문을 시도교육청에 보내는 등 공을 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출제 문항 수가 늘어나면서 그만큼 오류 문항 검증 부담도 늘어났다. 최근 몇 년간 수능에서 잇따라 오류가 있는 문제가 나오면서 평가원과 교육부는 그 어느 때보다 조심하고 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출제부터 문항 오류 검증, 인쇄와 시험지 보관,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례 없는 수능 준비를 하는 만큼 사고 없이 끝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가원은 2월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서울 청사를 충북 진천으로 이전했다. 이런 탓에 평가원 직원들의 약 10%가 휴직하면서 업무에 어려움을 겪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