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과 회동 앞서 면담 요청 문재인 정부 대북 구상 집중 질문… 제재완화 등 의중 파악 의도 외교부 이도훈본부장 만남선 “北 FFVD달성 우선” 못박아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8월 임명 직후부터 북한을 집중 연구해온 것으로 알려진 비건 대표가 이날 취재진에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 지도를 가져온 것은 북한을 향해 모종의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의 사찰, 검증을 비롯한 비핵화 방안 및 상응 조치를 한미가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부의 남북 경협 구상에 대해 집중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만날 예정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보다 임 실장을 하루 먼저 만난 건 미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 및 의중을 청와대 2인자로부터 직접 듣고 파악하겠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가 임 실장에게 미국의 강한 대북제재 유지 방침 및 남북관계 개선 속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직접 들으려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입국하는 날 북한의 불법 해상 유류 환적 사진을 공개하며 대북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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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대표는 앞서 외교부에서 이 본부장과 만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언급하며 북한의 비핵화 이행 조치가 우선임을 못 박았다. 북한에 대한 ‘당근’을 검토하되 그 시행은 북한의 약속 이행을 지켜보면서 하겠다는 것이다.
이정은 lightee@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