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원룸 임대료 8년새 두배로, 생활비의 절반… 여윳돈 줄어 궁핍 베를린 집세도 8년새 67% 올라… 학생 75% 파트타임 일해도 허덕 등록금 대출 美대학생들도 빚더미… 11년 동안 학생 빚 157% 늘어
파리 근처 세르지에서 대학에 다니는 로망 리샤르 씨는 학교에서 도보로 2분 거리의 집에서 친구 3명과 함께 산다. 임차료는 월 600유로로 저렴한 편이다. 그래도 작년보다 50유로(6만5000원)가 올랐다. 파리 외곽에 살다 보니 생활비를 벌거나 여가를 즐기기 위해 파리에 나갈 때 교통비가 부담이다. 파리에 한 번 나가려면 교통비가 6.15유로(약 8000원)나 든다.
프랑스 학생들이 자주 찾는 대학가 부동산 임대사이트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파리의 원룸 평균 임대료는 872유로(약 113만 원)로 2010년 이후 8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방 2개인 집의 임대료는 평균 1485유로(약 193만 원)에 달한다. 프랑스 전국대학생연합(UNEF)의 8월 조사에 따르면 집 임차료가 전체 생활비의 54%를 차지하며 대학생들의 평균 생활비용은 지난해보다 1.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식비(월평균 68유로), 교통비(월평균 94유로) 등 필수품 가격도 오르면서 쇼핑이나 레저비 등 여가를 즐기는 데 쓰는 돈은 월평균 123유로(약 16만 원)에 불과하다. 2012년(150유로)에 비해 더 줄어들어 생활은 팍팍해졌다. 저소득층 부모를 둔 학생에게 매달 최대 649유로(약 84만 원)까지 지원되는 정부 지원금 혜택을 받는 학생 수도 2012년 44만 명에서 2016년 37만 명으로 점점 줄고 있다. 정부는 지원금을 27세까지만 지급하는데 학생들의 나이가 점점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학생 75%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이는 2003년 이후 최고 수치다.
등록금 압박에 집세까지 비싼 미국 대학생들은 빚더미에 깔린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낮은 청년 실업률을 연일 자랑하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은 빚 때문에 죽을 맛”이라고 전했다. 올해 2분기 미국 학생들의 빚은 1조5300억 달러(약 1720조 원)로 2008년 경제위기 이후 157%나 올랐다. 지난 11년 동안 총 대출액이 1% 줄어든 부동산, 카드 대출과 비교되면서 장기적으로 학생 대출이 미국 경제에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