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격돌하는 사상 첫 KBO리그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18일 대전 모임공간국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준PO 미디어데이 참석자들의 표정이 비장하다. 왼쪽부터 한화 송은범, 이성열, 한용덕 감독, 넥센 장정석 감독, 김하성, 김상수.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페넌트레이스에서 수도 없이 마주쳤다. 맞대결에는 전혀 낯선 감이 없다. 그러나 무대를 포스트시즌(PS)으로 옮기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두 팀이 가을잔치에서 만나는 것은 19일부터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가 처음이다.
2008년에 창단한 넥센, 2007년 이후로 단 한번도 PS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한화. 서로 다른 이유로 PS 접점은 없었다. 맞대결이 없었던 만큼, 두 팀의 준PO 사전 분석을 가장 정밀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기록은 2018년의 정규시즌 성적이다. 올 한해 투·타 5대 포인트에 걸쳐 양 팀의 정규시즌 성적과 맞대결 성적을 살펴봤다. 각 부문별 만점은 5점이다.
● 선발투수: 넥센(5점) vs 한화(3점)
● 구원투수: 넥센(5점) vs 한화(3점)
올 한해 한화의 구원투수진은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인 4.28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독 넥센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맞상대 기록은 6.53까지 올라간다.
넥센은 구원투수들의 시즌 평균자책점이 5.67이지만 한화를 상대로는 4.70으로 나름 선방했다. 여기에는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필승조의 활약이 숨어 있다. 김상수와 오주원이 각각 4경기와 5경기에 나와 모두 무실점 투구를 했다. 김성민과 조덕길 역시 한화 상대 평균자책점이 ‘0’이다. 한화는 김범수(0.00), 정우람(1.35), 박상원(1.93)이 넥센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안영명(11.57), 장민재(11.12), 박주홍(10.29)은 크게 불안한 모습이었다.
● 공격력: 넥센(4점) vs 한화(4점)
● 기동력: 넥센(4점) vs 한화(4점)
장타의 시대가 도래 하면서 도루의 값어치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 베이스가 소중한 단기전에서는 여전히 그 위력을 발휘한다. 한화는 올 시즌 도루(118개)가 전 구단 중 가장 많다. 베테랑 이용규(30개), 호타준족 제러드 호잉(23개)의 발이 무섭게 그라운드를 돌았다. 넥센은 단연 김혜성이 돋보인다.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31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김혜성과 이용규의 신구 ‘발’대결 역시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 수비력: 넥센(3점) vs 한화(4점)
실책은 단기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다. 이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증명됐다.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한화가 조금 더 침착했다. 10개의 실책을 기록, 넥센(15개)보다 한층 안정감을 뽐냈다. 살얼음판 시리즈인 준PO에서는 선수들의 긴장감이 더욱 더 고조된다. 압박감을 이겨내고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는 것만이 실책의 오명을 쓰지 않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