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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환율보고서-IT기업 실적 이번주 발표… 韓증시 ‘조마조마’

입력 | 2018-10-15 03:00:00

반등했지만 불안… 주가 어디로
트럼프, 中 환율조작국 지정땐 파장… 한은, 18일 금리인상 여부도 변수




AP 뉴시스

국내 증시가 지난주 ‘검은 목요일’의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지만 당분간 살얼음판을 걷는 불안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주(15∼19일) 국내외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다. 무엇보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어 한미 간 금리 격차를 우려한 한국은행이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외국인 ‘셀 코리아’ 우려 지속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12일 국내 증시에서 2조1475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26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본격화됐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11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며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이는 2016년 1월 7∼26일 14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이후 2년 8개월여 만에 최장 매도 행진이다. 이로 인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각각 7.73%, 11.04% 급락하며 지난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12일 외국인이 705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국내 증시 반등을 이끌었지만 본격적인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미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 이슈가 해소되기 전까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신흥국 금융 불안이 높아지면서 기계적으로 자금을 빼는 ‘패시브 펀드’가 계속 빠져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이번 주 증시 향방 ‘분수령’ 될 듯

글로벌 증시 급락을 이끌었던 미국 증시는 12일(현지 시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장중 하락세를 보이다가 1.15% 상승 마감했다. 글로벌 시장을 휘감았던 미국발 공포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미국 기업의 실적 전망에 따른 불확실성은 높다. 뉴욕 증시 급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미 정보기술(IT) 기업들의 3분기(7∼9월) 실적 발표가 이번 주 시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적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양국 간 통상 갈등이 통화전쟁으로 확전되는 것”이라며 “실제 지정 가능성은 낮게 보지만 만약 현실이 된다면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18일 열릴 한은 금통위가 큰 관심사다. 당초 시장에서는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금융 불균형’을 언급하며 연내 금리 인상 신호를 내놓으면서 10월 인상 기대감이 커졌다. 조 센터장은 “10월과 11월 두 번 남은 금통위 중 한 번은 한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국내 증시는 당분간 불안한 조정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팀장은 “코스피 2,100 선 전후를 바닥으로 보고 있다. 저점에 근접했다고 보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보수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