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개막 프로배구 연속 우승 노리는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10일 지난 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든 채 미소를 짓고 있다. 이 트로피는 조원태 구단주가 실물과 똑같이 제작해 선물한 것이다. 용인=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10일 경기 용인시 배구단 훈련장에서 만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67)은 “말만으로 신뢰가 쌓이고 소통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우리에겐 엄격, 그런 건 없다. 코치든 선수든 ‘하고 싶은 말 다 하라’는 주문을 반복하면서 비로소 소통의 시스템이 갖춰졌다. 이젠 선수들도 나에게 훈련량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말하더라”며 웃었다.
2017∼2018시즌 대한항공이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보게 된 데에도 이런 박 감독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박 감독은 “과거 LIG(현 KB손해보험) 감독을 할 때만 해도 나는 말로만 수평적인 팀 문화를 이야기했다. 대한항공 감독 부임 후 합숙생활을 없앤 것도, 매일 (선수들보다 이른) 오전 6시 25분에 출근하는 것도 선수들과의 믿음을 위한 것이다. 지금 선수들과의 신뢰관계는 기대 이상”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임 첫 시즌 정규리그 우승, 두 번째 시즌 챔프전 우승을 일궈낸 박 감독의 남은 퍼즐은 통합 우승이다. 미처 밝히지 않은 다른 목표도 있다. 박 감독은 “대한항공 출신 선수가 팀의 감독이 돼 우승을 이끄는 모습을 보는 게 꿈이다. 선수만이 아닌 코치, 감독 양성을 위한 기반을 만들고 싶다. 그때까지 코치들은 나와 함께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