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후 미분양, 6개월 연속 늘어
○ 3년 반 만에 최고점 찍은 ‘악성’ 미분양
27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8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1만5201채로 7월(1만3889채)보다 9.4%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이미 지어진 주택에 매입자가 나서지 않는 것으로, 건설사 입장에서는 일반 미분양보다 처분하기 어려운 ‘악성 재고’에 해당된다.
광역 시도별로 보면 충남(3065채)에 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경남(2561채), 경북(1957채), 경기(1917채), 충북(1223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0채)과 서울(20채)은 사실상 비어 있는 새집이 없는 ‘완전 분양’ 상태였다. 최근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는 광주(139채), 대구(129채) 등도 상대적으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적었다.
○ 조선소 인근에 미분양 몰려
이 가운데서도 영암군은 7월에 18채였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8월에 517채로 한 달 만에 2772% 늘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주택인 현대삼호2차 아파트를 최근 분양 전환했는데 이 과정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영암군에서 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전용주 씨는 “분양가에서 1000만∼3000만 원을 깎은 급매물 정도만 일부 소화되는 형편”이라며 “조선업 업황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지역이라 경기가 호전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미분양 증가가 장기화된 지역에서는 실거주자들이 주택 처분을 하지 못한다는 하소연도 늘고 있다. 경남 창원에 사는 배모 씨(51)는 “3년 전 새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미분양이 쌓이면서 예전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계속 2주택자 상태”라며 “미분양이 쌓이는 창원에 왜 아파트 추가 공급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창원의 전체 미분양 주택은 2015년 말 44채였던 것이 지난달 6800채 수준까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