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野 협조 요구…평양회담 시각차에 처리 ‘난항’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여야가 경제활성화 및 민생 법안을 전날(20일) 본회의에서 일괄처리하면서 추석 연휴 이후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1일 국회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제출했다.
비준동의안은 재정지출이 수반된 탓에 반드시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비준동의안에서 내년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비용으로 4712억원의 비용을 편성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상정 등의 절차에 따른 논의는 진행하기로 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반대로 상정조차 하지 못한 까닭이다.
여야는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부터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논의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핵화에 대해 구체적인 진전은 아무 것도 없다. 비핵화와 관계없이 남북관계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이번 평양선언의 요체”라고 꼬집었다.
반대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호평하고 있는 진보진영은 보수야당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냉전적 수구정당 대신 평화를 위해 경쟁하는 야당이 돼 줄 것을 부탁한다”며 “앞으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과 평양공동선언 이행에 국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문제가 여야의 새로운 대치 포인트가 되면서 정국을 얼어붙게 할 가능성도 있다.
야권은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유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여당은 보고서 채택을 촉구하고 있다.
추석 연휴 직후 예정된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역시 여야의 대치 전선 확장에 한몫할 것으로 보여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에도 일정정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뿐만 아니라 존재감 부각을 위해 정기국회에서 정국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야권의 사정도 비준동의안 처리를 어렵게 할 것으로 관측된다.
평화 분위기 확산으로 여권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야권이 쉽사리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를 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편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지지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