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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면담 불발, 3당 대표만 따로 만나려다 소통 잘 안 됐다” 해명

입력 | 2018-09-19 13:40:00

평양남북정상회담의 일환으로 열리는 남북 정당관계자 면담이 예정된 18일 오후 북측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일행이 남측에서 온 정당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해찬,정동영,이정미 대표는 한 시간 이상이 지나도록 면담장에 도착하지 않아 행사가 취소됐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 중 북한 대표단과의 면담 자리에 사전 통보 없이 나타나지 않은 것에 대해 “3당 대표만 따로 만나려다 (우리 측)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됐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된 ‘정당 대표-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면담’에 참석차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을 출발하기 전 공동취재단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전날 이해찬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은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대표로 하는 북한 대표단과의 면담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3당 대표들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보다 급이 낮은 인사들과의 면담에 불만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해찬 대표는 19일 이에 대해 “어제 정상회담의 배석자 숫자가 갑자기 예상보다 많이 줄어드는 바람에 장관들이 이쪽(정당 대표 면담)에 합류를 했다”며 “당 대표 3명하고 그분들(장관)하고 분리해 당 대표들만 따로 만나려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게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돼 우리 쪽이 불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만 (정상회담에) 들어가고, 나머지 장관들과 서울시장, 강원지사가 이쪽(전날 김영남 상임위원장 면담)으로 합류를 했다”며 “숫자가 많아서 우리 3명은 따로 만나기로 조절을 했어야 했는데 그게 안 됐다. (주제가) 산만해지니까 별도로 하려 했는데 스케줄이 안 잡혔다”고 덧붙였다.

애초 3당 대표와 김영남 위원장 등 북한 최고인민회의 인사들이 만날 예정이었으나 우리 측 인원이 예상과 다르게 늘어나 정당 대표들의 면담 일정을 따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이 꼬였다는 해명.


이날 면담 일정이 다시 잡힌 배경에 대해선 “전날 연회장에서 오늘 면담해야겠다고 말했더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연히 하셔야 한다’고 김영남 상임위원장에 즉석에서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오늘 오전 10시에 만나서 어제 하려고 했던 얘기를 다시하게 된다. 남북국회회담을 제안할 것”이라며 “문희상 국회의장이 보낸 서신은 이미 전달됐다. 우리는 또 구두로 얘기를 하고, 연내에는 남북국회회담을 하려고 가서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상임위원장에게) 내년 3·1운동 100주년 행사를 공동으로 하자는 말씀도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여야 3당 대표는 이후 만수대의사당 접견실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 안동춘 부의장, 최금철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접견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원래 어제 일찍 여러분들과 이 자리에 앉아서 얘기를 나눴더라면 그저 하고 싶은 말을 다 툭 털어놓고 할 수 있었겠는데, 시간이 제한됐기 때문에 아마 좀 추려서 박사 논문 통과시킬 때 변론하는 식으로 아마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이해찬 대표에게 “학수고대 보람이라는 게 바로 오늘 같은 광경을 놓고 예로부터 쓰던 의사 표시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해찬 선생 자료를 읽을 때마다 옛 추억에 잠기곤 했다”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에 대해선 “정동영 선생은 무슨 활동 벌이냐고 다른 동무에게 물어보니 ‘백의종군한다’고 하더라. 다시 원내로 복귀하셨으니 우리와 손잡고 통일 위업을 성취하기 위해 매진하자”며 반가워했다.

이정미 대표에게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더 뜨겁게 합심해 통일 위업 성취에 매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는 “10년 전에 뵀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변함이 없다”고 말했고, 김 상임위원장은 “정동영, 이해찬 선생 모습도 마찬가지다. 통일 위업 성취할 때까지는 영원한 모습으로 활기 있게 싸워나가자. 대장부가 되자”고 답했다.

이해찬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때 6‧15 정상회담 하고 잘 나가다 우리가 정권을 뺏기는 바람에 11년 동안 남북관계가 단절돼 여러 가지로 손실을 많이 봤다”며 “이제 저희가 다시 집권했으니 남북관계가 영속적으로 갈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려고 단단히 마음먹고 왔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우리도 이해찬 선생이 민주당 대표직에 올라섰다는 희소식이 전파하자 다시금 통일의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리라는 신심을 갖게 됐다”고 화답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