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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장비 9월말 선정 앞두고 ‘親韓카드’ 꺼낸 에릭슨-노키아

입력 | 2018-08-22 03:00:00

에릭슨엘지 “직원 대부분 한국인… 매년 1000억원 R&D 투자”
노키아 “한국 中企와 협업”




“에릭슨엘지(에릭손의 한국 법인)는 직원 700여 명 중 외국인이 4명뿐입니다. 한국 회사나 다름없습니다.”

롱텀에볼루션(LTE) 기준 국내 통신장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스웨덴 에릭손이 5세대(5G) 장비 선정을 앞두고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연구개발(R&D)센터를 21일 공개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에릭슨엘지 5G R&D센터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패트릭 요한슨 최고경영자(CEO)는 한국과의 ‘동행’을 강조했다. 그는 “에릭슨엘지가 매년 한국에서 올리는 매출(3000억 원) 중 3분의 1인 1000억 원을 R&D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단순 기술 개발뿐 아니라 5G 시대 함께 성장할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 한국의 이통사는 물론이고 중소기업 및 산학 연구단체들과도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손이 국내 R&D 투자 현황을 언급한 이유는 같은 외국 업체인 중국 화웨이에 쏟아지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훼이는 “한국 통신 산업에 기여한 게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 5G 장비 주도권을 두고 벌어지는 삼성전자와 글로벌 통신장비 1위 화웨이의 샅바 싸움 속에 에릭손과 노키아는 한국 R&D 인재 채용,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업 등을 내걸며 ‘친한(親韓)’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내년 3월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려면 6개월 넘는 망 구축 기간을 고려할 때 늦어도 9월 말까지는 장비 선정 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 LG유플러스는 일찌감치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아직 미정이다.

에릭손은 한국 법인(에릭슨엘지)에 500여 명의 소프트웨어 R&D 인력이 상주하고 있고, 최근 수십 명의 엔지니어를 충원하며 한국 인재들의 글로벌 인재 등용문 역할을 강조한다. 노키아는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업해 통신장비 개발과 공공사업을 진행하는 점을 어필한다.

이통사들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함께 외국 업체 몇 곳과 계약하는 멀티밴더 전략을 고수해 왔다. 4세대(4G)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손 등 3개 밴더와, LG유플러스는 화웨이를 포함한 4개 밴더와 손잡았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LTE 장비 점유율은 삼성전자(40%) 노키아(20%) 에릭손(20%) 화웨이(10%) 순이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28%) 에릭손(27%) 노키아(23%) 삼성전자(3%) 순으로 바뀐다.

현재 5G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화웨이다. 전국망 주파수인 3.5GHz(기가헤르츠) 대역 장비의 경우 화웨이는 이미 5월경 개발을 끝낸 상태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 노키아는 10월, 에릭손은 12월에야 개발을 끝낼 것이란 전망이다. 화웨이 장비는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보안 이슈와 5G 상용화 과실을 중국 업체가 가져간다는 비판에 밀려 주춤하고 있다.

신동진 shine@donga.com·신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