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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작가 책 선인세만 2억? “몸값 언제 이렇게 뛰었지”

입력 | 2018-08-08 03:00:00

일본 서적 인기에 번역 출간권 경쟁… 히가시노 게이고 선인세 억대로 껑충





“최근 일본 책을 선호하는 독자층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그런데 일본 작가의 저변은 그만큼 넓어지질 않았다. 이로 인한 출간 경쟁이 달아오르며 3∼5년 사이에 일본 작품의 선인세가 한 자릿수 이상 늘어났다.”

최근 출판계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실제로 국내 서점가의 일본책 선호는 꾸준하게 오름세다.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2015년 베스트셀러 100위 내 일본 작가의 책은 9권이었고, 지난해에는 11권으로 늘었다.

소설 분야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표적인 작가는 히가시노 게이고다. 그의 책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현대문학)은 2012년 12월 번역 출간 이래 베스트셀러에 계속 올랐고, 지난달에는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했다.

히가시노나 무라카미 하루키 등 거물이 아니더라도 일본 작가들은 국내 시장에서 ‘타율이 좋다’. 2016년 여름 국내에 출간한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마쓰이에 마사시 지음·비채)는 작가의 첫 작품인데도 1만2000부가 팔렸다.

2014년 ‘미움 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 등 지음·인플루엔셜)로 시작된 일본 인문서의 인기가 자기계발서로 확대되는 경향도 눈에 띈다. 올 3, 4월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나이토 요시히토 지음·홍익출판사)과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와타나베 준이치 지음·다산초당)는 상반기 베스트셀러 70위권에 들었다.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과 일러스트가 인상적인 일상 속 철학 에세이, 그림책 종류는 특히 20, 3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이렇다 보니 출간 경쟁이 격해지며 선인세는 계속해서 치솟는 분위기. 출판계에선 히가시노의 신간은 선인세가 이미 2억 원에 육박한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책 1부가 1만 원이라고 치면 약 20만 부의 인세에 해당하는 금액. 출판계에선 그의 신간이 아니라 이미 국내에 출간됐다가 최근 출간권이 종료된 작품(구간·舊刊)들의 출간권을 따내려는 경쟁도 치열하다고 한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한 일본 여성 작가의 카툰에세이 선인세가 5년 전 300만∼400만 원 선이었는데 최근에는 1000만 원이 넘었다”며 “초판 1쇄를 2000부 안팎 찍는 요즘 출판 시장에서 1만 부 이상 판매가 예상된다면 그만큼 ‘베팅’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는 한일 간 문화 동조 현상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선정 비채 편집장은 “과거 ‘일본이 트렌드에서 몇 년 앞서 있다’는 얘기를 흔히들 했지만 이제는 일본과 한국의 아이돌 시스템이 결합된 TV프로그램이 등장하고 K팝이 일본에 진출하는 등 거의 격차가 없어졌다”며 “한국과 일본의 유행과 관심사가 비슷해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