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전문가가 추천하는 올여름 보양식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삼계탕 등 고단백 음식만 먹기보단 열무 파프리카 토마토 우엉 등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도 함께 챙겨 먹으면 좋다. 동아일보DB
○ 삼계탕, 추어탕은 보양식인가
폭염 속에서 신체는 몸부림친다. 체온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땀을 끊임없이 배출한다. 땀이 증발돼야 정상 체온이 유지된다. 땀 1.0mL를 증발시키기 위해서는 0.6Cal의 체열이 손실된다. 폭염을 이겨내려면 몸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국인은 이 에너지를 삼계탕 추어탕 보신탕 등에서 찾는다. 영양학적으로 특별히 장점이 있다기보다 탕 형태여서 수분을 보충하기 쉽다. 탕 속 고기는 더위를 이겨내느라 줄어든 에너지를 채워준다. 마늘 부추 등 다양한 채소를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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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양’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삼계탕 한 그릇의 열량은 900Cal가 넘는다. 따라서 열흘에 한 번 정도 먹는 게 적당하다. 기름진 곰탕과 추어탕을 자주 먹으면 소화 능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에 방해가 된다. 고혈압 등 심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칫 혈액순환이 정체되면 덥고 습한 여름 열기가 몸속에 쌓인다. 이 경우 허리 주변이 화끈거리는 ‘습열 요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라미용 영양팀장은 △적정한 에너지와 수분 섭취 △충분한 비타민 섭취 △고지방보다 충분한 탄수화물 보충을 폭염 속 보양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가장 신경 써야 할 보양식은 ‘물’이다. 체중의 5∼6%에 해당하는 수분이 손실되면 갈증을 넘어 불안감과 피로가 몰려온다. 땀으로 배출되는 양의 3분의 1 이상은 항상 보충해줘야 한다. 여기에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삼시 세끼 챙겨 먹는 것이 핵심이다.
○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3종 세트 챙겨야
대표적인 폭염 보양식품으로는 비타민A, B, C가 풍부한 열무가 꼽힌다. 열무는 수분이 많고 칼슘과 칼륨이 풍부해 뼈와 치아 건강은 물론이고 혈압 조절에도 좋다. 6∼9월이 제철인 파프리카 역시 세포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C, 면역력을 높여 감염을 막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토마토 속 붉은 물질인 리코펜은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이로 인해 체내 항산화 작용이 강화돼 폭염으로 지친 몸에 활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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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 폭염과 갈증에 맞서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애용하는 사람이 많다. 맥주 한 잔을 들이켜기 전에 이것만은 기억하자. 250mL 맥주 한 잔엔 ‘식용유 한 숟갈 반’에 맞먹는 열량이 포함돼 있다. 또 맥주에 들어 있는 퓨린이란 물질은 체내에서 분해될 때 요산으로 바뀐다. 맥주를 많이 마셔 요산 수치가 올라가면 관절에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통풍성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아무리 더워도 맥주는 한 캔 정도만 마시는 게 좋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