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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이원규]대입에 컴퓨터 과목 반영해야

입력 | 2018-07-03 03:00:00


이원규 고려대 정보대학장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제조업의 자동화를 넘어 정보기술(IT)을 통한 초연결의 세상으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서 핵심 키워드는 소프트웨어다. 그러나 한국은 관련 인력 부족 및 유출로 변화의 동력 자체를 잃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은 이제 특정 학문 분야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분야에 관계없이 정보, 데이터를 다룰 수 있어야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강화를 시작했다. 인재 양성은 교육을 통한 전문 기능인 배출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미래 구성원 모두 기술을 활용하고 새로운 기기를 전공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을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와 컴퓨팅 사고력 육성은 모든 학생이 갖춰야 할 필수 역량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영국과 인도는 대학 교육만으로는 부족한 인재를 양성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으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하고 있다. 이스라엘, 독일도 고교 졸업시험에 소프트웨어 과목을 배치했다. 미국은 2016년 이전보다 강화된 형태로 초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제시했다. 일본은 지난해 발표한 학습지도요령을 통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는 것을 강조했다. 올해 5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 시대의 읽기, 쓰기, 계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정보기술(IT)과 정보처리의 소양”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초등학교 6년(17시간), 중학교 3년(34시간) 소프트웨어를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했다. 51시간의 교육으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하는 다른 나라를 능가하는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한 사고력의 강화는 개인이 희망하는 일에 종사할 때 해당 분야에서 정보를 활용해 생산력을 증대시키는 데 기여한다. 일본은 새로운 성장전략을 검토하는 미래투자회의에서 소프트웨어 인력 부족을 지적하고 2021년 대학입시 시험과목으로 프로그래밍을 다루는 ‘정보’ 과목 추가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 이스라엘은 이미 관련 과목을 입시에 반영하고 있다. 각국은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초중등 교육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고 입시에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다.
 
이원규 고려대 정보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