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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상대성이론, 은하에서도 통한다

입력 | 2018-06-25 03:00:00

“중력, 시공간에 영향” 증명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기억의 지속’. 시간이 절대성을 잃고 변형됐다. 일반상대성이론이 바라본 시공간도 변형이 가능하다. 동아일보DB

아인슈타인의 대표적 성과 중 하나는 중력 이론인 일반상대성이론이다. 중력으로 시공간이 변형되며,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게 핵심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은 태양계를 중심으로 한 여러 관측을 통해 가까운 우주에서는 증명돼 있었다. 다만 은하 밖 먼 우주까지 통용되는 우주 법칙인지 여부가 최근까지 논란이었는데, 적어도 은하 규모의 넓은 우주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이 잘 들어맞는다는 사실이 최근 증명됐다.

토머스 콜릿 영국 포츠머스대 우주론·중력론연구소 교수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및 유럽남부천문대(ESO)의 관측 데이터를 이용해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5억 년 가야 하는 거리의 은하를 관측했다. 그 결과 일반상대성이론이 예측한 ‘빛의 휘어짐’에 의한 중력렌즈 효과가 계산과 정확히 일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22일자에 발표됐다.

중력렌즈는 거대한 중력을 발생시키는 물체, 즉 질량이 큰 물체 주변의 시공간이 엿가락처럼 휘고, 그곳을 ‘직진’하는 빛도 마치 렌즈를 통과한 것처럼 휘어져 들어오는 현상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을 이용하면 휘는 정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그동안 먼 은하에서도 중력렌즈가 100개 넘게 발견돼 있었는데, 모두 너무 멀어서 휜 정도를 측정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알려진 중력렌즈 중 가장 가까운 ESO325-G004라는 은하를 고른 뒤 내부 별의 속도를 측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은하의 질량을 계산하고, 그 결과를 허블우주망원경 관측 영상으로 계산한 질량과 비교했다. 그 결과 두 값이 97%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콜릿 교수는 “태양계 밖 천체를 통해 일반상대성이론을 확인한 가장 정확한 실험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