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금융안정보고서’ 국회 제출 전세자금 대출 72조… 3년새 2배로, 역전세난에 금융 리스크 커져 보증금 반환 놓고 집주인과 갈등 우려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72조2000억 원이었다. 은행을 통한 일반 전세자금 대출 53조2000억 원에다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국민주택기금 대출 19조 원을 합한 금액이다.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2014년 말 35조 원 수준이었지만 이후 3년 동안 연평균 10조 원 넘게 불어났다. 집값이 급등하는 데 비례해 전세금 수준이 함께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지역에서 대규모 이주가 이뤄지면서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한은은 “전세자금 대출은 공적기관 보증을 받을 수 있어 주택담보대출보다 위험도는 낮고 금리는 비슷해 금융기관 수익에 더 유리하다”며 “은행들이 전세자금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한 것도 대출 증가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 임대인의 3분의 1가량은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오를 때 다주택 임대인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이다. 한은은 1주택 임대가구 중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사람은 15%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덜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은은 지난해 말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가계들이 신용대출로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전체 주택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7%에서 올해 1분기 5.3%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9.5%에서 11.8%로 늘었다.
한은은 신용대출은 변동금리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향후 시장금리가 오르면 가계 부담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