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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서 수영하다 옷 도둑맞아”… 獨극우당 대표 ‘트렁크 망신’

입력 | 2018-06-07 03:00:00

범인 “나치 위한 수영장 없다” 슬쩍… 속옷 차림 경찰서行 사진 SNS 퍼져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렉산더 가울란트 공동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포츠담 자신의 집 근처 한 호수에서 수영을 하다가 옷을 도둑맞은 뒤 수영복만 입고 경찰과 함께 경찰서로 향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누군가가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진은 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사진 출처 메르키셰 알게마이네 홈페이지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렉산더 가울란트 공동 원내대표(77)가 호수에서 수영을 하다가 옷을 도둑맞아 낭패를 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독일 지역신문인 메르키셰 알게마이네는 5일 가울란트 원내대표가 기온이 섭씨 32도까지 올라간 지난달 29일 베를린 남서쪽 포츠담의 하일리거제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던 중 옷을 도둑맞아 속옷만 입고 경찰서로 걸어가야 했다고 보도했다.

가울란트 원내대표는 “내가 물속에 있는 동안 누군가가 내 소지품을 모두 훔쳐갔고, 이를 목격한 이들이 나에게 묻지도 않고 경찰을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도둑맞은 바지 속에 열쇠가 있었다. 이 때문에 우리 집 열쇠 시스템을 다 바꿔야 했다”고 덧붙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도둑은 옷을 훔쳐가면서 “나치를 위한 수영장은 없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절도를 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 한 목격자는 “가울란트 원내대표는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수영복 트렁크만 입고 내 앞을 지나갔다. (나로선) 아주 기분 좋은 날이었다”며 “그는 (당황한 탓에) 얼굴이 빨개졌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가울란트 원내대표가 여자 경찰관과 함께 트렁크 형태의 속옷만 입고 수영장을 벗어나 경찰서로 향하는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가울란트 원내대표는 이 해프닝을 겪은 지 나흘 뒤인 이달 2일에도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는 1000년간의 성공적인 독일 역사에서 단지 ‘새똥’에 불과하다”며 나치의 책임을 축소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