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비핵화 힘겨루기]회담 앞두고 트럼프 이어 강력 경고
트럼프-김정은 얼굴 새겨… 정상회담 기념주화 벌써 제작한 백악관 미국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로 보고 기념주화부터 제작해 공개했다. 백악관 통신국(WHCA)은 21일(현지 시간) 다음 달 12일 개최할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 기념주화를 선보였다. 앞면(위 사진)에는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로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정은의 영문 직함을 ‘Supreme Leader(최고 지도자)’라고 표현하고 ‘평화회담’이란 한글도 새겼다. 뒷면(아래 사진)엔 백악관과 그 위를 날아가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의 모습을 새겼다. 현지 언론은 이 기념주화가 250개 생산됐다고 전했다. 피터 알렉산더 NBC 기자 트위터 캡처
○ “합의 없으면 리비아 모델처럼 끝나게 될 것”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밤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리비아 모델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대통령이 분명히 했듯이 만약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합의하지 않는다면 리비아 모델이 끝난 것처럼 (북한도)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런 비교는 위협(threat)처럼 해석될 수 있다’고 말하자 펜스 부통령은 “나는 그게 사실(fact)이라고 생각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말한 대로 현재로선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계획이) 계속 진행 중이며 변화가 생긴다면 여러분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태도 돌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 추진의 위험 부담을 계속 떠안고 가야 하는지에 대해 참모들에게 질문을 퍼부었다는 전날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아직까지는 북-미 회담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17일 북-미 회담 개최에 대해 “우리는 (북-미 정상이 만날) 장소에 관해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양측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회담 준비에 관해 협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백악관 “한국 정부 중재 역할 의심”
북한이 태도를 바꾸자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주 북한 협상대표(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가 한국 정부에 대해 ‘무지하고 무능하다’고 비난한 이후 한국 정부의 역할이 의문시되고 있다”며 “일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북한 문제에서의 진전을 강하게 바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핵 폐기 협상 의지를 과장했을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말해 왔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이 정치적 부담을 나누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국 정부의 중재 역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김정은보다 절박한 입장에 처한 문 대통령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