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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선발 2030년엔 2000명 줄인다

입력 | 2018-05-01 03:00:00

초중고 교사 12년간 단계 감축
교사 선발 내년부터 더 ‘좁은 문’




《내년부터 선생님 되기가 어려워진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계속 줄자 정부가 공립 초중고교 교사 선발 인원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 따르면 올해 8556명이었던 선발 인원은 2030년 2000명가량 줄어든 65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감소 폭이 커지면 신입 교사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30일 발표한 ‘2019∼2030년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은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와 공동으로 마련한 첫 중장기 플랜이다. 그간 교육부 자체 계획은 있었다. 하지만 공무원 정원은 행안부, 예산은 기재부가 쥐고 있어 아무런 실효성이 없었다. 지난해 8월 서울 초등교사 선발 예정 인원이 급감한 ‘임용절벽’ 사태를 계기로 중장기 계획의 필요성이 커지자 여러 부처가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이번 계획은 교사 수를 매년 줄여 저출산 시대에 ‘연착륙’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7년 775만 명이던 초중고교 학생은 올해 559만 명으로 줄었다. 2030년이면 110만 명이 더 줄어 449만 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교사 선발 인원도 줄일 예정이다. 올해 4088명이었던 공립 초등학교 교과 교사 선발 규모는 내년 최대 4040명, 2030년 3500명으로 줄어든다. 공립 중고교 교사는 올해 4468명을 뽑았지만 내년 4460명, 2023년 4250명, 2030년 3000명으로 매년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 초등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5.2명으로 줄어든다. 현재 초등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6.4명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교육여건을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좋다. 중고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이미 OECD 평균(13.1명)이다. 다만 중학교 자유학기제, 고교 학점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선택 과목이 늘면서 교사가 더 필요해지기 때문에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11명대까지 낮출 계획이다.

내년 17개 시도별 정확한 임용 규모는 이달 중 발표된다. 장미란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지난해 임용절벽 사태가 불거진 서울의 내년 초등교사 선발 인원은 올해(382명)와 비슷하거나 약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교사 단체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교총은 “실제 권한이 있는 국무조정실, 기재부, 행안부가 참여해 실행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교사 정원 확대를 주장해온 전교조는 “학령인구 감소만 고려하고 교육여건 개선을 고려하지 않은 최악의 교원수급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교원감축 계획에 정치적 계산을 고려했다는 의견이 있다. 교육부 계획을 보면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교사 선발 인원은 전년 대비 8∼50명 정도만 줄어든다. 하지만 2020년대 중반부터는 매년 수백 명씩 감소한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교대와 사범대의 반발이 예상되는 정치적 부담이 큰 문제는 다음 정권으로 미룬 것 같다”고 했다.

학령인구 감소 폭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부는 2015년 통계청의 장래인구추이를 토대로 이번 계획을 세웠다. 2015년 당시 통계청은 2017년 출생아가 40만 명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지난해 출생아는 35만 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이미 예측에 실패한 자료인 셈이다. 교육부는 통계청 자료와 실제 출생아 오차를 고려해 보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출생아는 더 줄어들 텐데 교육부 방식으로는 이런 현실을 제대로 예측할 수 없다. 교육부가 인구를 너무 모른다”고 꼬집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