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동네 다방이었지만 로고도 선보였다. 달콤한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하는 그리스 신화 속 세이렌. 이성(스타벅)이 감성(세이렌)을 저지한다는 의미 등을 담았다. 세계적 체인점이 된 건 1987년 하워드 슐츠 회장의 인수 이후였다. 지역마다 땅값이 가장 비싼 곳만 골라 천장 높은 통유리 매장을 냈다. 음반사 하나를 인수해 매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제작했다. 공짜로는 줘도 값을 할인해 주는 법은 없다. 고객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한 전략이라고 한다.
▷이런 스타벅스가 요즘 미국에선 구시대적 기업으로 추락했다. 흑인이란 이유만으로 ‘무단 침입’으로 신고해 수갑을 채워 연행되게 만들더니 화장실 사용을 거부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다음 달 미국 내 직영매장 8200여 곳을 반나절 휴업하고 전 직원 17만5000명에게 인종차별 방지 교육을 실시한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반(反)흑인 커피”라는 시위대의 함성과 ‘스타벅스 보이콧’ 운동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수진 논설위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