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비밀 네트워크/페터 볼레벤 지음/강영옥 옮김/332쪽·1만6000원·더숲
독일의 논픽션 작가이자 숲 해설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제목 그대로 자연의 비밀스러운 네트워크를 펼쳐 보인다. 동물과 식물, 작은 균류 등 모든 자연의 존재들이 어떻게 교감하고 연대하는지,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를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겨울 추위로 먹이를 구하기 힘든 노루와 야생 멧돼지를 딱히 여긴 독일 사냥꾼들이 사료를 주자 부작용이 생긴다. 전에는 굶어죽는 동물이 생겨 자연스럽게 개체수가 조절됐지만 인간이 먹이를 주면서 개체수가 급증해 균형이 깨진 것이다. 이런 일도 있다. 도토리가 많이 나는 스페인의 에스트레마두라에 검은목두루미가 찾아든다. 도토리가 많이 열리는 나무를 심은 농부들도 두루미를 먹여 살린다며 자부심이 대단했다. 문제는 이곳이 유명한 ‘하몽’ 소시지를 만들 수 있는 돼지의 사육지라는 것이다. 돼지가 먹어야 할 도토리를 두루미가 먹으면서 소시지 생산이 줄어들었다.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